simple idea, taken seriously

Gordon Lewis Pugh

Posted in Never stop by bebe on November 11, 2009

Lewis Gordon Pugh: 환경 운동가이자 각종 장거리 수영 기록 보유자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알릴 목적으로 수온 영하 1.7도인 북극점에서 1km 수영. 걸린 시간은 총 18분 50초. (앞부분은 준비과정: 보기 귀찮으면 약 4:50부터 보면 됨)

당신은 나의 또 하나의 영웅.

그 사람의 홈페이지를 가보면

I don’t observe the Arctic from satellite images, or from the comfort of a boat. I get into the deadly cold water and ice. And from what I’ve experienced it is no longer simply about saving polar bears or eco-systems for future generations. It is about saving ourselves. With the current pace of sea ice melting, climate change threatens world peace, economic stability and our way of life across the globe. I don’t think this. I know this.

나는 북극을 위성 사진 또는 배 위에서 보는 사치를 누리며 관찰하지 않는다. 나는 북극의 차디찬 얼음과 물 속에 뛰어든다. 그 곳에서 경험한 것은 지구 온난화 문제가 단순히 북극곰을 구하고 후손을 위한 환경 생태계 보존과 같이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임을 알려줬다. 현재 급속도로 진행되는 기상의 변화는 세계의 평화, 경제적 안정, 그리고 지구촌 모두의 삶을 를 위협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가능성을 머리 속에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것들이 현실임을 알고 있다.

 

p.s. 영상 음악 죽이지 않아?
p.s. 2 리얼리티 쇼랑 차원이 다르지.

20090926-20090927 @설악산

Posted in Never stop by bebe on October 14, 2009

아버지, 형, 삼촌 2분 그리고 아버지 고등학교 동창분들과 1박 2일 설악산 다녀왔다. 올해는 회사에서 나눠주는 추석 상품권 액수도 줄어서 추석 선물을 몸-_-으로 떼우자는 심정으로 1박2일을 박은거지 뭐; 설악산 코스 중에서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대청봉 찍고 중청 대피소에서 하루 묶은 후, 아침 일찍 일어나 대청봉 일출 보고 공룡능선을 타고 쭉 내려가는 코스였다. 하지만 요즘들어 내가 무슨 마가 끼었는지, 올라갈 때마다 안개가 끼고 산행을 하는 족속 일정대로 되는 경우가 없는데 오늘 또한 마찬가지였다. 뭐 안개낀 산의 모습도 나쁘지 않다.

구름 사이에 드러난 등

구름 사이에 드러난 등

이번에는 중청 대피소에서 잘 곳을 확보하지 못해서 그림 하단에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분소까지 곧장 내려왔다. 이번에 대청봉에서 오색골로 내려오면서 느꼈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내려오는 도중 랜턴을 잠시 껐더니 손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일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4시간, 그 것도 줄곧 돌계단길로 내려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어둠 탓이였을까,  시간의 흐름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바람 한점 불지 않으니 마치 커다란 방에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를 거꾸로 내려가는듯한 반복적 느낌이 날 지치게 만들었다.  한동안 내려가다 저 멀리 마을 불빛이 보이자 그 때서야 비로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실은 랜턴 밧데리가 다 달아없어지만 어쩌지하는 우려 때문에 랜턴 불 빛을 반쯤으로 줄여놓고 내려오던 참이였다. 사람 눈은 어둠 속에서도 광자 4개의 희미한 빛을 볼 수 있도록 민감하다는데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신의 뜻이 담겨있지 않는 것일까 제멋대로 추측해보았다.

이번 산행을 다녀오면서 막내 삼촌(넷째 작은 아빠)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다. 막내 삼촌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시자면 고대 상대 졸업 후 철학에 뜻을 세워 고대 철학 대학원 다니시다가 베를린 대학에 가서 마르크스 연구하고 철학 박사를 따신 분이다.   유인촌이 TV 나오면 화내시고 주변에 기타가 보이기만 하면 칠 준비가 되었다면서 사포 (손톱 매만지는)를 갖고 다니시는 예술인이시다.  그러한 예술인 막내 삼촌께서 산 타는 내내 공기를 찍는다, 사람의 심장을 찍는다 등등 접사를 무척 많이 찍으셨다. 산을 내려오고 도토리 묵에 술 한두잔씩 오가는 도중, 막내 삼촌께서 사진기를 또 한번 꺼내셨다. 그리고는 여전히 카메라로 연거푸 플래쉬 터트리시길래 삼촌은 사진 찍으실 때 무엇을 포인트로 잡으세요? 라고 여쭈었다. 나는 말야, 그 사람의 심장을 찍어. 아 – 네, 하면서 넘어가려하는 찰나에 한마디 덧붙이신다. 나는 말야, (한잔 쭈욱) 생물학적 심장을 찍는단 말야. 네? 생물학적 심장요? 아 그럼, 생물학적 심장, 바로 그거야.

고개 갸우뚱. 내가 아는 생물학적 심장은 주먹만한 크기의 근육질 펌프이다. 동맥과 정맥이란 펌프를 통해서 날마다 쉬지 않고 혈액을 돌리는 펌프이다. 하지만 생물학적 심장을 찍는다니 이게 대체 무슨 해괴한 말일까. 막내 삼촌께서는 4년제 대학교육을 마치고 비록 생명과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철학 박사이시니 심장의 역할을 모르는 것은 아닐터. 하지만 나 역시 4년제 대학교육 받으면서 심장에 대해서 배웠는데 그럼 대체 어디서 의사소통이 어긋난 것일까? 더 여쭤보았지만 계속 돌아오는 답변은 생물학적 심장을 찍는다는 예술가의 답변. 그러더니 내게 카메라를 주시더니 자신의 생.물.학.적. 심장을 찍으라 하신다. 뒤에 있는 지지대에 양팔을 얹은 자세는 수술대 위에 올라간 환자 모습을 연상시키긴 했다만 여전히 삼촌의 생물학적 심장을 찍는 것은 무리였다.  삼촌, 심장을 찍을 수는 없어요.  아, 찍어보라니까.  그거 찍기 전에 삼촌이 먼저 돌아가실텐데요? 옆에서 우리 대화를 지켜보던 셋째 작은 아빠께서도 웃기 시작한다.  심장을 찍는다면 뭐 영혼을 찍는다, 그 사람의 삶의 태도를 찍는다 그런 식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생물학적 심장, 그게 어디 말이 되는 소리냐고 반박하신다. 하지만 여전히 막내 삼촌은 생물학적 심장을 찍으라고 하신다. 찍어보니까 이건 심장을 찍은게 아냐. 그치, 내가 삼촌 심장을 찍었다가는 패륜아로  찍힐테니까, 하면서 속으로 반박했다.

술이 한참 들어간 후에 비로서 말씀하시길, 심장이란 피에 엉킴과 욕망 등을 담아낸다는 뜻이였다. 역시 뭔가 그럴싸한듯이 들렸지만 산에서 기분 좋게 내려와 술 취한 사람 얼굴 속에서 피에 엉킴과 욕망을 찾다니, 사막에서 우물 찾는듯한 이 느낌 – 우리 각자 단어가 무엇을 내포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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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지리산 종주

Posted in Never stop by bebe on August 7, 2009

친구 4명과 3박 4일 일정으로 지리산 종주를 계획했다. 일반적으로 2박3일로 마칠 수 있으나 나를 포함한 팀원 전체가 등산은 종종 가지만 1박 이상으로 종주 가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좀 넉넉하게 잡았다.  우선 지리산 지도부터 펼쳐보자.

지리산 종주 코스

우리가 계획한 일정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1. 남부 터미널에서 구례발 버스(22700원)를 타고 4시간 간다. 구례에서 성삼재 거쳐 노고단가는 버스를 타고 노고단에서 하루 묶는다. 한마디로 그냥 날로 먹은 하루.
  2. 노고단에서 화개재 거쳐 연하천 거쳐 벽소령 대피소에서 하루
  3. 벽소령에서 장터목까지 하루
  4. 장터목에서 천왕산 찍고 중산리 내려와서 집으로 고고

3,4를 같이 엮으면 그 것이 바로 2박3일 코스인 셈이고 한발 더 나가서 새벽에 노고단까지 올 차량 방편을 마련하면 지리산 종주 1박2일 코스인 완성 헥헥. 젊은 청년이라면 1박 2일, 길어야 2박 3일 코스를 당연시 여기는 듯 싶다. 노고단, 벽소령, 장터목 등등의 산장 예약은 여기서

하지만 자아 존중감이라곤 1g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는 그럴 계획은 결코 없었을 뿐더러 느긋하게 도착해서 동동주까지 마시고 노고단행 버스를 올라탄다.

취객 등장

어이 취한다 - 취객 버스 올라타다

버스 타고 뒤늦게 알았지만 구례  <-> 노고단 가는 산길이 워낙 험준해서 좀 많이 쏠린다. 산행에 앞서 술 마시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선택이 아니였던 듯. (그걸 겪어봐야 아냐… -_-)

잠깐 지리산에 오게 된 계기를 설명하자면 나랑 정호가 메신저에서

나: 여름에는 좀 운동을 해야겠어. 산도 좀 많이 다니고.

정호: 산 자주 다녀요?

나: 뭐 이런저런데 종종 갔었지. 회사 산악회에도 있고 아빠가 어려서부터 끌고 갔으니까… 아, 지리산은 안 가봤다.

정호: 지리산 어때요? 예전에 종주 플랜 짜놓은 것 있는데

해서 총 5명: 김영하, 김정묵, 여정호, 윤효근, 홍의현이 급조해서 가게 된 여행이다. 의현이와 정묵이는 나와 같은 01학번 1분반이고 정호는 02학번 1분반, 효근이는 02학번 x분반. 의현이랑 같이 여행 가본 적이 없어서 이참에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묵이는 석사 디펜스 이후 할 일이 없는지 알아서 쫄래 쫄래 따라왔다. 효근이는 나랑 같은 동아리임을 제외하면 01학번 1분반이라는말도 많고 탈도 많은 조직과 엮일 이유가 딱히 없는데 유학가기 전에 추억 만드는 것이 다급했는지 나의 꼬임에 쉽게 넘어왔다. 그동안 효근이랑 형이상학적인 대화만 나눠왔으나 살로 부딪힐 때는 어떤 애인지 궁금했기 때문에 많이 기대됐다.  3일 후면 요즘 잘나간다는 통계학 공부하러 미국 간다.

어쨌든, 40분가량 버스를 타고 올라가서 노고단 입구에서 한컷 찍는다. 왼쪽에서부터:  윤효근, 홍의현, 김정묵, 나, 여정호 이렇게 다섯이다.

멤버 @노고단 입구

멤버 @노고단 입구

그리고는 짐을 끙차- 하고 짊어지고 고된 산행을 시작했다.

IMGP7989

산행 시작

(참고로 사진은 여정호가 찍는 관계로 종종 안 보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지리산 종주는 여유로운 일정에도 불구하고 실패였는데 그 원인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첫번째 원인은 우리가 얼마나 먹고 갈아입는지 파악이 안되어 짐을 지나치게 많이 싸서 이동시 체력 소모가 많았고 두번째 원인은등산 루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고 세번째이자 가장 결정적인 패인은 2일째에 내가 발목을 접질렀기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수 밖에 없었다 -_-;;

첫번째 원인으로 돌아와서 밑에 사진이 시작한지 1시간이 채 안 지난 상황에서 찍은 사진이다.

아 디다

홍의현- 아 힘들다 ::: 김정묵- 고작 그 것 가지고 훗

의현이는 체력이 무척 좋은 편인데 짐이 무거웠는지 (상의 3벌, 하의 3벌, 윈드브레이커, 우비, 쌀 4kg, 엄청난 양의 간식… 암튼 많았다) 얼마 못가서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고 그 것은 모두 마찬가지.하지만 다행히도 노고단 대피소까지 불과 1시간반 거리였기 때문에 금방 도착했고 휴식.

노고단 대피소 도착

노고단 대피소 도착

얼른 짐을 덜어낼 목적으로 밥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 팀원 중에서 가장 입맛이 발달 된 정묵이가 기분 좋은갑다. 표정이 기대에 가득하다.

기미 푸드

내게 밥을

그래 밥 줄게, 불부터 붙이자.

불 어떻게 붙이지

정묵 - 근데... 불 어떻게 붙이지 ::: 바보주인 - 몰라, 처음임.

가스 버너는 사용해봤는데 휘발유 버너 (빨간 캐니스터 안에 휘발유가 들어있다)는 익숙치 않아서 여러 차례 시행 착오가 있었다. 불 조절이 잘 안되서 나무 테이블 자체가 불 붙기도 하고 (대피소에서 황급히 소화기를;;) 이런 저런 삽질하다가 포기하고 결국 가스만 사용하기로 한다 – < note: 휘발유 가져가지 말고 대피소에서 파는 가스 사서 쓰자>

밥 짓는 의현 각시

밥 뒤섞는 의현 각시

족발도 사오고 이것 저것 먹을게 많아 인당 150g씩 750g 쌀밥 먹을 생각했으나 일단 풍족하게 1kg. 의현이가 1학년 분반 MT 때도 밥 지은 기억이 났는데 (설겆이는 확실한데 밥도 지었나 가물 가물) 오늘도 밥을 짓는구나… 하면서 옛날 생각도 났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나는 여전히 포식자-_- 입장을 취하는 꼬라지가 딱 3년전 말년 병장이구나 하면서 슬며시 자기 반성. 고쳐야지, 고쳐야해.

밥상 차려놓은 사진을 올리면 그럴싸할텐데 사실 먹느라 바빠서 사진이 없다.  이런 저런 얘기 오가는 도중 의현이는 지겨웠는지 잠자리랑 놀다가 죽음의 키-_-스를 선사한다. 정호가 어렸을 때 잠자리 찢어본 적 없다는 것에 놀랐다. 힘없는 생물 잔혹하게 죽인게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짖궃은 남자애들 장난하다보면 한번쯤은 해볼 법도 한데 말야.

Kiss of Death

Kiss of Death

어느덧 어둑 어둑해지기 시작했고 내가 좋아하는 핑크 구름이 떠서 서둘러 사진 찍었는데 이게 왠걸,

우리 흑인 형제들

우리 흑인 형제들

그나저나 여행 내내 효근이의 걱정은 행여나 산 타다가 너무 많이 타서 아시아인 뽑은줄 알았는데 흑인이 나타서 대학원 지도 교수가 놀라게 되면 어쩌지였는데 결과적으로 별로 안 탔다. 외모 얘기가 나와서인데 산 타는 도중 우리가 잠시 같이 쉬어가던 어르신께서 “학생들 공부 좀 했나? 생긴게 좀 했을 것 같은데” 말씀하시길래 애써 부인했지만 우리의 샌님 모습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5명이 하나같이 안경 썼고, 어깨도 좁고, 근육질은 한명도 없고 (도중에 단체로 산행 훈련 나온 고등학교 유도부랑 마주쳤는데 어찌나 우람한지 깨갱;;) 좀 부끄러웠다. 유명 천체 물리학자 허블은 천체 물리학과 프로 복싱계를 두고 고민했었고 (헤비웨이트 챔피언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 받던 유망주) 불의 전차에 나오는 영국 육상 국가대표들은 케임브릿지 출신의 사회적 엘리트인걸 보아컨데 옛날에 사회 엘리트, 군인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강인한 존재였던 것 같다.  유클리드에게 기하학을 배운 알렉산더 대왕, 고려사와 세종실록을 편찬한 김종서 장군, 지성인 100에 뽑힌 General Petraeus가 그러하다. 오르면서 효근이 왈, 영화 300에 나오는 Leonidas가 우리를 경멸했겠죠? 반면, 나는 일단 상황에 닥치면 그래도 이 악물고 적응하는 편이니까 그럭저럭 또 살아남았겠지… 하면서 애써 위안하지만, 그럴 수 없어. 물론, 이 논리가 지나치게 발전 되어 스윙 재즈, 큐비즘 등등 20세기 예술을 entartete Kunst (퇴보된 예술)라고 명명하며 철퇴를 가하던 나찌당의 논리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그 것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야.  단지 위급한 상황에서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을 – 서울대 입구에서 기다리듯이 – 위해 준비하고 싶다. 잠시 삼천포로 빠졌으니 다시 지리산으로 -

산장에서 괴로운 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약 1시간더 올라가서 운해를 보았는데

운해

운해 노고단

내가 아직까지 본 운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운해였다.

네게 보여주고 싶어

저장 꾸욱-

“지리산 동동주도 먹었고 운해 보고 사진 찍었으니 이제 내려가볼까?” 라고 말해놓고 애들 반응이 시큰둥하니 멋쩍어서 씁쓸하게 웃었다.

쩝

물론 이제 겨우 시작이고 앞으로 능선 따라서 약 10km를 쭈욱 가야한다.  고생길 들기 전에 각자 굳게 다짐한 얼굴 한장씩. 표정 보면 진취적 2명, 유희 2명, 그리고 퇴보 1명 -_-

김정묵

함 가볼까 - 김정묵

어이 시원타

어이 시원타 - 홍의현

헤헷

헤헷 - 윤효근

낄낄 나는 셰르파 - 여정호

낄낄 나는 셰르파 - 여정호

두려워, 집에 가면 안될까

집에 가면 안될까 - 김영하

하지만 내 표정과 무관하게 산행은 계속 되어야했고 결국 반야봉, 화개장을 거쳐서 두번째 목적지 벽소령에 도착한다. 사실 반야봉은 계획에도 없던 루트였지만 도중에 마주친 아저씨가 “야, 싸나이면 반야봉 찍고 가야지!” 말에 훅; 해서 홧김에 올랐다. 왕복 2시간 반이였는데 욕 나올정도로 험난한 곳이 숨어있었다. 반야봉 깔아뭉개고 찍으니

반야봉을 깔아앉고

반야봉을 깔아앉고

존나 좋군 한번 따라해보고

존나 좋쿤

존나 좋군

암튼 반야봉 찍고 내려와서 6키로 더 가면 있을 벽소령 대피소로 가고 있었는데 이게 왠걸, 분명 지도상으로는 여유 있는 코스였는데 막상 가보니

누가 쉬운 길이랬어

누가 쉬운 길이랬어 -_-

여기 돌빗면을 짚고 넘어가다가 넘어지면서 오른 발목을 접질렀다. 처음에 넘어질 때는 그냥 살짝 넘어진 줄 알고 일어나려 했는데 이게 왠걸, 제대로 아파오면서 아차 싶었다. 배낭이 무거운 나머지 몸의 균형을 잃고 확 쏠리면서 폴대는 휘었고 접질렀따. 결국 2시간 정도 왼발로 깽깽이 하다시피 해서 벽소령 대피소 도착. 속으로 내일 아침까지 낫으면 했지만 어떻게 될지 잘 알고 있었다. 여러번 다쳐본 오른 발목이였기 때문에 지리산 종주는 이것으로 끝난 것을 예감했다.

내일 내려갈 생각을 하니 저녁 먹으면서 좀 김이 빠졌다. 결국 우리가 싸온 음식 – 김치, 참치, 옆 테이블에서 얻어온 삼겹살, 스팸 2통, 김, 육포, 크림 수프, 쌀 3kg 중 2kg 등등 다 털어서 배불리 먹고

찍지마 이 시키야

의현 - 오늘 밥 탔다! 맛 없다! ::: 영하, 정묵 - 네가 했잖아 -_-+

벽소령 대피소 - 마지막 날

벽소령 대피소 - 마지막 날

사진 몇 방만을 남기고 3일째, 천왕봉을 10여키로 남겨 놓은 벽소령에서 하산해 백무동 매표소 (20600원)에서 버스타고 동서울 버스터미널 도착.

써놓고 보니 상당히 허무하고 anti-climatic하다. 많은 기대로 부풀었으나 준비 미숙, 뒷받침 되지 않은 체력 등으로 우왕좌앙하다가 망하게 된 2009년 여름 지리산 종주 그리고 이 블로그 포스트 – 우리 삶이 그렇다. 일이란게 시간과 장소가 맞아 떨어졌을 때 겨우 될까 말까하는 것이다보니 일반적으로 준비가 미숙하거나 서로 의견이 맞지 않거나 얘기치 못한 불상사로 인해 와해 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내년 이맘 때쯤이면 효근이는 미국에서 공부, 의현이는 치대 졸업을 한학기 앞둔 치대생, 정묵이는 당장 다음 학기에 뭘 할지도 모르는 석사 졸업 백수, 정호는 연구 한창일 박사과정, 나는 (아직 확정은 안 되었지만) 다른 팀 – 해외 사업팀 – 으로 옮겨서 잦은 출장 또는 아예 해외 주재원 생활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에서 우리가 무엇을 마음에 담아두고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바깥 세상에는 고려할 것이 너무나도 많고 신경 쓸게 지나치게 많아 지쳐 답답했던 마음을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편한 녀석들에게 거친 욕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웃어제껴도 여전히 마음이 불안한, 하지만 그랬기에 아직 20대인 여름 휴가였다.

내년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나만의 소망일 뿐일까 아니면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될까.

단풍놀이

Posted in Never stop by bebe on November 11, 2008

오늘부터 정확히 한달 전 강원도 양양 설악산 들어서면서 올해 날씨가 너무 더웠는데 10월초면 단풍 들기 이른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살짝 들었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려 입구에 들어서서 걷기 시작하니 하나둘씩 빨간 단풍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놓였다.

물들이기

물들이기

어느 누구 과학자 왈, 예술가들이 싱그러운 나뭇잎을 보고 아기 손같이 아기자기하며 이쁘다고 좋아할 때 자신은 예술가가 보는 것과 더불어 자연이란 조화로운 시스템 안에서 나뭇잎이 광합성하고 단풍이 드는 모든 과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진정으로 나뭇잎이 아름답다고 탄성을 자아낼 수 있단다. 단풍나무 밑에 서서 사진 찍을 때 든 떠오른 생각은 – 한 때 화학 복수전공을 생각하던 순수과학도임에도 불구하고 – 엽록소(초록색)와 카로티노이드계 색소(노란색)이 아니였고 ‘이 아름다운 색의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따로 있는데…’ 아쉬움이였다.  설사 과학이 재미있고 훌륭할지라도 마음에 늘 한발 뒤쳐지는 것 같다.

알록달록 단풍

알록달록

사람들은 황토색철의 녹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쓸모 없는 물질 혹은 파상풍의 원인으로 보지 않고 철이 단풍 들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가 산소를 들이쉬듯이 철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다양한 물질 만들어 우리 삶에 직접적 이로움을 주는데 이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리어 잘 다듬어 광나는 ‘죽은’ 철만 줄창 뽑아내려고 하는 인간의 헛됨 바람이 때로는 한심해 보인다.

점점 깊어지는 단풍

점점 깊어지는

어쨌든, 단풍은 점점 깊어져가고 낙엽은 점점 수북히 쌓여가고 있었다. 내가 원색을 좋아하다보니 빨간, 주황, 노란 티셔츠를 모으는데 단풍색을 따라오지 못한다. 단풍과 비교하니 어찌나 그토록 자랑하던 빨간 티셔츠 색상이 탁하고 퀘퀘해보이는지. 계속 단풍 보고 있자니 내 자신이 좀 처량하게 느껴졌던 탓일까, 밖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대승�포 - 어디?

대승폭포 - 어디?

이게 우리나라에서 손 꼽히는 대승폭포라는데 거의 다 말라버렸다. 사실 좀 기대했었는데 아쉬었다. 그저 물기 촉촉한 절벽보면서 물줄기 규모를 유추해볼 뿐이였다. 짙은 단풍, 바싹 말라버린 낙엽, 샤워기가 되버린 폭포를 보고 있자니 올해 가뭄이 심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2주 후에 신문기사에서 요즘 가뭄이 극심하다는 기사가 떴다. 허구언 날 오른손으로 마우스, 왼손으로 턱 괸채 네이버 신문 읽기보다는 직접 싸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만져보는 것이 더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러라고 컴퓨터 사준 것이 아닐텐데.

잘생겼다 고놈

잘생겼다 고놈

그러고보면 설악산은 참 잘생겼다. 숲과 바위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고나 할까? 웅장한 맛은 없지만 보는 눈이 심심하지 않게 변화를 요리조리 찾아가는 것이 꼭 바이올린 같다. 점심은 대승봉에서 간단하게 맨밥에 쌈장 얹어 김 싸먹기로 떼우고 (격한 육체적 노동한 후 식사는 맛있다. 밥이 맛 없다고 타령하면서 허구언 날 맛집 찾아다니는 무리는 충분히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이다) 선녀탕에 들어섰다.

선녀탕 들어서다

선녀탕 들어서다

듣자하니 재작년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일어나는 바람에 선녀탕이 반쯤 매몰되버렸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에 포크레인 끌고 올 수도 없는 노릇, 그저 이 것마저 자연의 상태임을 받아들이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의미로 우공이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주변에 선녀옷 보이는가

자네 눈에 선녀옷이 보이는가

이제 본격적으로 십이선녀탕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워낙 물 웅덩이가 많아서… 주변 새하얀 타일(?)이 있으니 확실히 탕 분위기가 나긴 난다. 하지만 탕이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야한 장면 혹은 불경스러운 장면이 떠오르지 않고 그저 선녀들이 재잘재잘 수다 떨면서 씻고 있을 것 같다. 아, 나무 수풀 뒤에서 김홍도가 엿보고 있으려나. 변태시퀴.

엄마 목욕탕, 아빠 목욕탕, 애기 목욕탕

엄마곰 목욕탕, 아빠곰 목욕탕, 애기곰 목욕탕

탕이 물줄기로 다음 탕으로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물시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줄기 타고 처음부터 끝까지 헤엄치고 싶어서 잠시 물고기로 변신시켜주세요 – 라고 기도를 올릴참에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인가; 생각하면서 그만뒀다. 왠지 끝까지 가면 누군가 그물 드리워서 날 매운탕 끓여먹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 – 알잖아 자리 있기만 하면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매운탕 끓이는 한국인 습성.  어쨌든, 마지막 샷으로 대승봉 2시간반, 선녀탕 4시간 등산행 마물.

우왕ㅋ굳ㅋ

우왕ㅋ굳ㅋ

3차 지리산 원정대

Posted in Never stop by bebe on July 17, 2008

지난주 주말에 (2008.07.13~14) 지리산 갔다. 17대 총학 멤버 중 일부와 2004, 06, 08년 세번에 걸쳐서 단지 막걸리와 빙어 튀김을 먹기 위해서 몇시간씩 운전하면서 지리산 밑자락 계곡까지 간다.  남들이 그토록 어디 놀러가자고 해도 꿈쩍 한번 안하던 로얄 엉덩이를 이 때만은 – 찌는 여름, 1박 2일, 남자끼리, 단지 먹기 위해서 – 움직인다.

일단 자기소개 시작부터….

나 이뻐?

나 이뻐? /묭묭 고명준, 파파 스머프 성우형

하아... 못볼 것 봤다

하아... 못볼 것 봐버렸다... /배둘레햄 영하

담배 삼총사 - 소시빠 혜성

이게(담배) 소시였으면... /소시빠 혜성

무너진 금연  /이영목

무너진 금연 /모기 영목이

36pt 궁서체 좆티가 아쉽다 /신종호

36pt 궁서체 좆티가 아쉽다 /자세 좋아 신종호

사진기자의 유일한 흔적 /심재민

여행 내내 사진 찍느라 바뻤던 /엉뚱 재민

사이 안 좋은 크류 /김성우, 고명준, 황혜성, 김영하, 이영목, 심재민
인간 피사의 사탑 /성우형, 묭, 혜성, 영하, 영목, 종호형,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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