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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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대 위에서 극작가가 묻고 행동으로서 대답하고자 하는 단 하나의 질문이 무엇인가?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 햄릿의 결정적 질문은 “과연 햄릿이 클로디어스 왕을 죽일 것인가?”이며 답은 “죽인다”이다.  그 외 내용,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가 햄릿을 통해 최초로 우울증 혹은 정신분열된 삶을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렸다 또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시달린 사람 등등 온갖 해석은 (햄릿을 완성한 후, 셰익스피어가 “실은 내가 말야… xx를 표현하고 싶었어” 라고 인터뷰한 적도 없고 일기장에 끄적여놓은 것도 없으니) 사람들의 추측일 뿐이다. 따라서 연극을 보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과연 햄릿이 클로디어스 왕을 죽일 것인가?”라는 질문이며 이를 셰익스피어가 어떻게 풀어나갔는지에 집중을 해야한다.

나는 비극을 좋아한다: 비극이 시작할 때는 산 꼭대기에 눈덩이가 조금씩 불어나기 시작한다. Act 5로 이뤄진 연극이라면 Act 1, 2 끝날 때 쯤되면 산 밑에 사는 평화로운 시민들이 어떻게 깔아뭉개질 것인지에 대해 스케치가 여러장 그려진다. Act 3가 끝날 때 쯤 되면, 커텐 뒤에 숨은 폴로니우스을 찔러죽인 후 자신의 복수가 성공치 않을 것을 예고하는 듯이 깊은 탄식을 내쉬며 “(내가) 영국에 가게 되었구나” 뱉을 타이밍이 되었고 이 때부터 연극은 단 하나의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인간에 다양한 면을 예리하게 파헤칠 수 있어서 난 좋다.

반면, 도무지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기어코 찾어내는 코메디는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에 단 하나의 질문이 존재하지 않는다. 코메디는 삶을 똑바로 바라보기 보다는 관조적 입장을 취하면 취할수록 터득하게 되는 삶의 비밀이라고나 할까? 삶과 삶의 비밀, 이 두가지를 양손에 쥐면서 삶을 바라볼 수 있다면 참 시야도 폭 넓고 깊어질 것 같은데 그게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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