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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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과 연속된 싸움: 자전거를 타는 내내 드는 생각이다. 타이어와 지면, 시속 20km 이상 내면서 발생되는 바람과 나, 모든게 마찰이다. 굳이 자전거 같이 스피드 내는 종목이 아니라 등산처럼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운동 또한 마찰을 이겨나가는 것 아니라고 되물을 수 있겠지만 같은 마찰이라도 자전거와 등산은 느낌이 사뭇 다르다. 둘 다 정신없이 뒤바뀌고 형식적 세상과 노선은 다를지라도 등산은 산고양이의 야성적 일탈이라고 할 수 있다면 자전거는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겠다는 연어 같은 고집에 가깝다.

이 고집은 자신이 생활하는 곳, 출근길에서부터 시작한다. 추운 날 아침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면서 부딪히게 될 위험 요소들 – 자전거 도로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울퉁 불퉁한 도로 상태, 난폭한 운전수, 스마트 폰 게임에 열중한 나머지 한치 앞을 못 보고 도로 건너는 중고등학생들  – 이와 같은 여러가지 위험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이성적 판단은 “얌전하게 남들처럼 전철타고 출근해라” 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멀고 어려운 길을 택하려는, 그런 고집이다. 생전 보지 못한 Eddie Merckx (사이클링 명선수)가 70년대에 입던 Molteni 운동복 혹은 30년전 클래식 자전거 프레임이 깔끔하고 멋있다면서 윗돈 얹어 수집하려는, 그런 고집이다. 반면 아직까지 등산 다니면서 “산행은 송림 수제 등산화를 신어야 제맛이지!” 하는 사람 보지 못했다.

자전거 타는 사람은 그렇게 바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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