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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밑에서 얌전히 삼십살이나 처먹은 햄릿이 클로디우스를 찔러 아비 죽음을 복수했고 동생에게 “울지마라. 20세에 죽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말 남기고 죽은 수학자 갈루아를 떠올려 볼 때 34살이면 살면 살만큼 살지 않았을까? 단, 죽음을 앞두고 수학적 난제 해결이든, 회개든 그 이전의 나와 그 이후의 나를 확실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변화가 이루었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아참, 그리고 역대 최고 F1 드라이버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일톤 세나는 34번째 생일이 얼마 지나지 않은 5월 어느 하루, 산 마리노의 F1 코스 돌다가 사고로 사망하였다.
아일톤 세나가 죽은지 일년 지난 해, 당시 나와 같이 학교 다니던 브라질 애가 아래 위로 검은 상복을 입고 왔다. 물어보니 세상에서 제일 빠른 사람이 죽은지 일년된 날이라고, 그 사람 이름은 아일톤 세나라 말해줬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내 머리 속에서 브라질은 축구만 하는 나라, 독일은 자동차만 만드는 나라이기 때문에 브라질 애가 축구 선수가 아닌 사람을 위해 상복을 입는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독일인 슈마허가 얼마전에 F1 그랑프리 우승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 친구의 열띤 아일톤 세나 찬양을 듣고 난 후, 슈마허는 세나가 사라졌기 때문에 우승했다는 즉, 호랑이 대신 여우가 왕노릇하고 있다는 그 친구 말에 설득 당해버렸다. 그 이후, F1에 대한 관심을 조용히 끊었다. 결국 진정 챔피언다운 챔피언, 세나가 첫 우승한게 29살였으니 30 언저리에 인생 한번 바뀔 타이밍이라는 생각은 여전했다.
최근 세나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다. 그의 팀 동료이자 최대 라이벌였던 알랭 프로스트, 15년 베테랑 기자, 업계 관계자 인터뷰들과 당시 남은 자료를 토대로 만든 이 영화를 통해 88년 89년 연속 프로스트 – 세나 충돌 사건 (같은 코스, 둘다 우승 결정 짓는 경기) 정황, 뒷이야기를 포함하여 그동안 어렴풋 봤던 세나의 뒷모습이 아닌, 다른 면을 바라볼 기회가 생겼다. 영화를 통해 느낀 점: 예전의 나는 프로스트와 세나가 같은 팀임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성격이 먹같아서 불필요한 충돌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너무나도 상반된 성격 소유자들이 서로 갈길 가다보면 스칠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한다. 꼬꼬마 카트 시절이나 공간 보이면 충돌 마다하지 않고 뛰어드는 습관은 타이어 값만 1억하는 프로 레이싱 세계에서는 관례에 어긋날 뿐더러 결코 통용 되어서는 안될 논리였으나 세계 최정상급 세나는 그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휠 잡는 매 순간마다 그는 카트탈 때나 무명일 때나 챔피언일 때나 늘 앞선 사람과 자리를 바꿔야 했고 빨라야했다. 설사 앞선 사람이 “교수”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며 계산적인 드라이빙 스킬을 기반으로 3회 우승한 알랭 프로스트이며 덫 놓듯이 일부로 빈틈을 보였다고 의심될지라도 일단 찔러야 했던 것이다. 이처럼 앞선 사람과 자리를 바꾸는 것이 그에게 일종의 사명이였다. 더 이상 자리 바꿀 사람 없을 때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결승점 얼마 안두고 부딪혀 1등을 놓치는 사람이니 말 다했다.
사람은 언제 바뀌는가? 30? 30이란 숫자는 아무 것도 아니다. 단지 저들은 그 때 마지막으로 바뀌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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